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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36℃] “나는 거리공연가…그리고 ‘직업인’ 입니다”

2019.09.16 조회수 1,204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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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36℃] (2) ‘꿈을 배달하는 마술사’ 이석원(원예 12학번) 동문

▲ “후회요? 아예 없습니다!”. 취업 대신 가슴 뛰는 삶을 선택했다는 이석원 동문. 인터뷰 내내 그는 웃는 표정이었다.

삼육대학교 홍보팀이 인터뷰 기획 <열정 36℃>를 연재합니다. ’36℃, 뜨거운 열정으로 도전하는 삼육 청년들의 이야기’라는 주제로, 사회 곳곳에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젊은 동문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4학년 졸업을 앞둔 때였다. 주변 동기들처럼 그 역시 취업준비에 열심이었다. 대학생활 중 쌓아온 화려한 대외활동 경력에 성적과 스펙도 준수해 대기업 서류전형과 면접을 무난히 통과했다. 그런데 자꾸만 마술도구가 눈에 밟혔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시작해 교내 마술동아리 ‘일루젼’까지 10년 넘게 마술을 해온 그였다. 정말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이었다. 그런데 돈 때문에 주저했다. 과연 이게 직업이 될 수 있을까. 마술해서 먹고 살 수 있을까.

그무렵 취업을 해 ‘직업인’으로 살아가는 선배들을 만나 고민을 털어놨다. 좋은 회사에 들어간 선배는 “취업했다고 결코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 털어놨다. 다른 선배는 “새로운 시작, 새로운 압박이 있다”고 했다.

‘어차피 똑같이 스트레스 받을 거면 차라리 좋아하는 일을 하자. 물론 취직하는 것보다 돈은 적게 벌고 불안할 수 있겠지. 하지만 미래는 어차피 불확실한 게 아닌가.’ 그렇게 이석원 동문(원예학과 12학번)은 안정적인 삶보다는 가슴 뛰는 삶을 선택했다. 2017년 여름의 일이었다.

이후 함께 활동하는 크루들과 지하 연습실에 둥지를 틀고 작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프로젝트명은 ‘꿈달사’.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어린이들에게 과 희망을 배하는 마술가 되겠다는 뜻이다.

이 의미 있는 기획에 여러 기업과 정부기관이 후원사로 나섰다. 우리은행, 한화그룹, 아시아나항공, 외교부, 한국장학재단, 한국관광공사의 지원을 받아 태국과 러시아, 필리핀, 프랑스, 일본, 부탄, 베트남 어린이들에게 꿈과 즐거움을 배달했다.

꿈과 희망을 배달하는 마술사

Q. ‘꿈달사’의 시작이 궁금해요.

A. 대학시절 교내 마술동아리 ‘일루젼’ 회장을 했어요. 당시 서울 대학 마술 연합동아리 활동도 했는데, 그때 만난 친구들 네 명이 모여서 팀을 만들었죠. 우리가 가진 마술이라는 특별한 기술을 활용해 재미있는 여러 가지 일들을 해보자고. 그러던 중 ‘꿈달사’라는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네 명 각자가 맡은 역할이 확실해요. 일단 마술은 제가 제일 잘하고요(웃음). 한 친구는 프레젠테이션 대회 우승경험이 있어서 기업에 피칭할 때 도움이 많이 되고 있어요. 다른 친구는 창업 경험이 있고 기획을 잘해요. 또 다른 친구는 영상과 사진을 잘 찍어요. 넷이 함께 했을 때 시너지가 있고 조화가 잘 되죠.

Q. ‘꿈달사’ 활동은 주로 해외에서 하고 있어요. 국내 공연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A. 의사소통이 어렵잖아요. 그래서 말은 최대한 배제하고 표정으로 보여줄 수 있는 넌버벌 퍼포먼스 위주의 공연을 하고 있어요. 또 대상이 아이들이기 때문에 그 연령대에 맞는 공연을 준비해가는 편이에요.

나라마다 문화마다 관객의 반응이 달라서 재미있어요. 필리핀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한 학교에서 공연을 했는데, 아이들의 에너지가 정말 좋았어요. 작은 손짓에도 반응을 잘해주고, 공연 끝난 뒤에도 찾아와 인사를 하더라고요. 아이들의 때 묻지 않은 웃음과 순수한 반응이 기억에 많이 남았어요.

▲ 꿈달사 프로젝트 – 베트남

Q. 마술은 어떻게 처음 접하게 됐나요?

A. 초등학교 6학년 때 부모님께서 ‘멀린의 신비한 마술학교’라는 마술도구 장난감을 사주셨어요. 그걸 학예회에서 해봤는데 사람들 반응이 너무 재밌었어요. 그런 느낌은 처음이었죠. 이후 중학교, 고등학교 때 마술 동아리를 했고, 삼육대에 와서도 ‘일루젼’에 가입하고 회장까지 했어요. 그렇게 꾸준히 사람들 앞에 서고 실력도 늘어나면서 이 자리까지 오게 됐죠.

Q. 마술은 끊임없이 연구하고 갈고 닦아야 하는 분야인 것 같아요. 엔터테인먼트업이기 때문에 트렌드나 관객 취향이 금방 바뀌고 새로운 기술도 계속 나오니까요. 그런 부분에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궁금해요.

A. 매일 연습실 나오는 거죠(웃음). 꼭 마술이 아니더라도 어느 직업이든 마찬가지 아닐까싶어요. 직장을 다니는 주변 친구들을 봐도 자신의 커리어를 발전시키고 조금 더 높은 지위에 오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죠.

저 같은 경우 마술은 오래했지만, 본격적인 직업으로 시작한 지는 오래되지 않았잖아요. 이 분야에 진지하게 임하다보니 정말 배울 게 산더미더라고요. 잔동작이나 몸에 배어있던 안 좋은 습관들도 보이기 시작하고요. 어느 분야든지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디테일에서 나타나잖아요.

요즘은 마술이 다른 예술, 엔터테인먼트 분야와 협업하는 사례도 많아지면서, 인접 분야에도 도전하고 있어요. 일단 마임을 배우고 있고, 연기에도 관심이 많아요. 근래 가장 주력하는 콘텐츠는 저글링과 서커스예요. 다양한 장르를 융합해서 저만의 공연물을 만들고 있어요. 마음 깊숙이 마술사라는 뿌리는 가지고 있지만, 요즘은 ‘거리공연가’로 불리는 게 더 맞을 것 같네요(웃음).

▲ 세계 최대 공연예술축제인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Q. 간혹 마술이 거짓말과 속임수일 뿐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렇지만, 본인은 ‘꿈달사’라는 프로젝트명처럼 마술이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A. 저글링이나 서커스를 할 때 공 5개를 동시에 돌리면, 관객들은 ‘엄청난 노력을 했겠구나’ 생각을 해요. 바로 눈앞에 보이니까요. 마술 역시 한 동작을 보여주기 위해 정말 피나는 연습을 해야 하죠. 하지만 어떤 관객들은 공연자의 노력과 공연 그 자체를 즐기기보다는 ‘무슨 속임수가 있을 것 같은데’ 하고 봐요. 그런 모습에 약간 괴리감을 느낄 때가 있죠.

하지만 마술은 단순한 트릭 그 이상이라고 생각해요. 마블(Marvel)이나, 공상과학(SF), 판타지 영화는 기존의 틀을 깬,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를 관객들에게 체험하게 해요. 마술도 마찬가지에요. 작은 마술이지만, 이걸 보는 사람들과 감정을 공유하고 경험을 교류하면서 상상력을 자극하고, 더 큰 꿈과 희망을 갖게 할 수 있죠.

“후회요? 아예 없습니다!”

Q. 취업할 생각은 없었나요?

A. 4학년 때는 취업 준비를 엄청 열심히 했어요. 대학시절 대외활동을 많이 했는데, 관련 경력으로 얼떨결에 모 대기업에 서류합격을 했어요. 마술을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긴 했지만, 직업으로 까진 생각하지 못했어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돈이었죠. 이걸로 먹고살 수 있을까 싶었어요.

그런데 취업을 준비하면서 고민이 많잖아요. 취업한 선배들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봤어요. ‘취업했다고 다 편한 게 아니다, 이제 시작이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어차피 똑같이 돈 벌면서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조금 적게 벌어도 내가 좋아하고, 내가 가슴 뛰는 일을 하자는 결심이 생기더라고요. 그즈음 마술로도 어느 정도 안정적인 수익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이쪽(마술)에도 길이 있고 미래가 있다는 게 보였죠.

Q. 그 선택을 후회한 적은 없나요?

A. 네. 전혀요! 아예 없습니다!

Q.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선택한 용기가 대단한 것 같아요. 보통은 다들 취직을 하잖아요.

A. 주변에 많은 친구들이 졸업할 때까지 명확한 본인의 꿈을 찾지 못하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아닌, 돈을 벌기 위해 직장을 선택하게 되고요. 그런 친구들은 직장생활을 힘들어해요. 하루하루 ‘아, 오늘 하루 어떻게 가지’ 이런 생각하면서 시간만 보내는 친구들이 많아요. 굉장히 안타깝더라고요.

반면 어떤 친구들은 자기가 원하는 직무나 업종, 회사를 확실하게 정하고 취직을 하니까 일을 즐겨요. 심지어 야근과 주말근무도 행복해하죠. 저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제가 매일매일 연습실에 가고 공연을 하듯이, 그 친구들도 자신의 꿈을 위해 오늘도 출근해서 열심히 일을 해요. 거리공연가가 조금 뻔하지 않은 직업군이라 그렇지, 그런 면에서 저 역시 그 친구들과 똑같은 ‘직업인’이죠.

중요한 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는 거예요. 저는 대학생활이 꿈을 찾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해요. 동아리나 여러 대외활동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요. 학교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진로 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죠. 학교의 프로그램과 시스템을 많이 활용했으면 좋겠어요. 학점도 물론 중요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 내 꿈을 찾는 것이 대학생활에서 가장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요.

Q. 마지막 질문입니다. 행복하세요?

A. 다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언제든지 생각이 바뀌면 달라질 수 있는데요. 이 질문만은 확실하게 답할 수 있어요.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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